삶의나침반

논어[99]

샌. 2014. 8. 28. 09:24

선생님 말씀하시다."옮기기만 했지 창작하지는 않았고, 옛 것을 그대로 믿고 좋아함은 은근히 우리 노팽님에게나 비교해 볼까 한다."

 

子曰 述而不作 信而好古 竊比於我 老彭

 

- 述而 1

 

 

언젠가 그림을 그리는 분에게, 머리로 상상하는 경치를 그리면 더 멋진 그림이 나올 텐데 굳이 밖으로 나가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은 적 있다. 그렇게 되면 현실성이 떨어지고 상상력도 한계가 있다는 답변을 들은 것 같다. 그림이든 문학이든 모든 분야의 창작 활동은 모방에서 시작된다. 공자의 '술이부작(述而不作)'은 겸손이 아니라 사실이다. 세상에 새로운 것이란 하나도 없다. 그렇더라도 우리 공자님, 옛것을 너무 좋아하신다. 호고(好古), 온고(溫故)가 지나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사라져 간 옛 법도의 부활을 공자는 늘 꿈꾸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복고주의자로 불러도 될 것 같다. 공자의 이 말을 보면 자신에 대한 은근한 자부심이 읽힌다. 옛것이든 새것이든 인간다운 세상에 대한 꿈만은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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