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밤 줍다

샌. 2014. 9. 29. 10:40

 

올해는 가을 열매가 풍년이다.

산에 들면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비 오듯 후두둑 한다.

사람들이 아무리 주워가도 화수분을 연 듯 금새 새 도토리로 덮인다.

 

뒷산에서 밤을 주웠다.

길에 떨어진 밤을 줍다가 점점 안으로 이끌려갔다.

사람이 여러 차례 훑고 갔을 텐데 새로 떨어진 밤이 이만 했다.

이른 아침에 가서 작정하고 줍는다면 며칠 새 한 가마니는 채울 것 같다.

 

어느 해는 빈곤하고 어느 해는 이렇듯 풍요롭다.

고향집 과실나무를 봐도 잘 되는 해가 있고 그렇지 못한 해가 있다.

인간의 계량만으로는 예측이 안 되는 자연의 원리가 숨어 있을 것이다.

 

집에서 조금씩 구워먹고 있는데 밤알이 잘아서 품이 많이 든다.

시장에서 파는 밤 한 되가 1천 원밖에 안 간다고 한다.

먹는 재미보다는 줍는 재미가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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