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109]

샌. 2014. 10. 25. 12:40

선생님 말씀하시다. "돈벌이를 해야만 하는 것이면 나는 마부 같은 벼슬이라도 하겠지만, 할 수 없을 바에야 나 하고 싶은 대로나 해 보겠다."

 

子曰 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 述而 11

 

 

부(富)에 대한 공자의 태도는 엉거주춤하다. 부정도 긍정도 아니다. 재물을 극단적으로 경계하는 장자학파와는 완연히 구별된다. 여기서도 돈벌이를 해서 돈을 벌 것 같으면 천한 직업이라도 갖겠지만, 그럴 자신이 없으니 나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말한다. 번역은 '돈벌이를 해야만 하는 것이라면'이지만, '富而可求也'가 주는 느낌은 '돈을 버는 것이 내가 노력해서 되는 일이라면'에 가깝다. 성공 확률이 낮으니 딴 일을 하겠다는 건 논리적으로도 이상하다. 공자가 단순히 확률을 따져 일을 추진하는 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자는 거부(巨富)인 자공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현실적인 필요에서 돈을 부정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앞부분은 왠지 핑계로 들린다. 아니면 양심과 도리에 따른 돈벌이의 불가능을 간접적으로 피력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능했다면 돈벌이의 길로 나갔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좋게 해석하면 돈에 집착하는 탐욕을 경계한 말일 수도 있다. 그런 공자의 본심을 나타내는 완곡한 표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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