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석촌호수 산보

샌. 2015. 3. 24. 08:52

 

저놈은 뭐길래 저리 힘차게 솟아오를까.

딱딱하게 발기하는 거시기 같기도 하고, 오만한 정치꾼이 물고 있는 시거를 닮아도 보인다.

바람에 흔들릴 줄도,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는 물건이다.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 제 키만 높이지는 않을 것이다.

 

낮술을 식힐 겸 석촌호수를 산보했다.

조그마해진 사람들은 러닝머신에 선 것처럼 종종걸음을 쳤다.

별을 잊어버리고 하늘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쓸쓸해졌다.

 

밤에는 맹수에 쫓기는 꿈을 꿨다.

사자 우리에 갇혀서 도망 다니다가 결국은 먹잇감이 되었다.

비명을 지르다가 깼다.

그 뒤로 잠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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