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바둑 삼매경

샌. 2015. 6. 26. 11:40

 

지인의 집에서 1박 2일간 바둑을 즐겼다. 다섯 명이 3라운드의 리그전을 했으니 한 사람당 12판을 두었다.

 

A - 9승 3패

B - 8승 4패

C - 7승 5패

D - 4승 8패

E - 2승 10패

 

내 결과는 꼴찌였다. 이번 모임에 대비하여 한 달간 바둑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내 스타일을 찾지 못하고 허둥대다 대부분 판에서 일방적으로 몰리기만 했다. 한 번 안 풀리기 시작하니까 걷잡을 수 없었다. 과도기의 진통으로 생각한다.

 

좋아하는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하다. 피곤해도 힘든 줄 모른다. 이 팀은 바둑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다음 달이면 한 분이 미국으로 이주한다. 나이 들어서 시작하는 이국 생활이 어떨지 모르지만 안주보다는 도전이 아름답게 보인다.

 

바둑을 두고 나면 뿌듯함보다는 후회가 더 많이 든다. 승부를 떠나 늘 세부적인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도 바둑은 인생과 닮았다. 선택과 결단을 반복하며 한판의 바둑이 만들어진다. 예상치 못한 우여곡절과 마주친다. 열심히 한다고 최선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인생은 단판의 바둑, 다시 둘 수 없는 바둑이다. 나는 지금 중반의 전투가 끝나고 후반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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