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151]

샌. 2015. 7. 19. 10:13

선생님이 광 지방에서 불의의 재난을 당하여 말하기를 "문왕은 돌아가셨지만 문화는 여기 있지 않느냐? 하늘이 이 문화를 없애자 들면 뒷사람인들 어찌할 수 없지만 하늘이 아직 이 문화를 없애려 하지 않는다면 광 사람인들 나를 어떻게 할까보냐?"

 

子畏於匡曰 文王旣沒 文不在玆乎 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 天之未喪斯文也 匡人其如予何

 

- 子罕 5

 

 

공자가 광 땅에서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는 <장자>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생사의 갈림길에 처했을 때 보여준 공자의 태도는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이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런 자부심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공자는 나이 50이 되면서 지천명(知天命)할 수 있다 했는데, 천명에 대한 신뢰가 앎만이 아니라 몸으로 체화되어 있음이 보인다. 동시에 주나라 문화를 계승하고자 하는 공자의 열망이 읽힌다.

 

이 부분이 <장자>에는 어떻게 기술되어 있는지 찾아 보았다. '추수' 편에 나와 있다.

 

'공자가 광이라는 고장으로 여행했을 때 송나라 사람들에게 겹겹으로 포위당했다. 그래도 공자는 거문고를 타고 노래 부르는 것을 그치려 하지 않았다. 자로가 들어가 만나서 "위험이 닥쳤는데 어찌 선생님은 즐기고만 계십니까?" 하고 따져 물었다. 공자는 대답했다. "이리 오게. 내 자네에게 말해 주겠네. 내가 궁지를 꺼려 온 지는 오래다. 그러면서도 면치 못하는 것은 운명이야. 모든 일이 뜻대로 되기를 바라 온 지도 오래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은 시세 탓이지. 요, 순 때는 천하에 궁한 사람이란 하나도 없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사람들의 지혜가 뛰어나서가 아니었네. 걸, 주 때는 천하에 뜻대로 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지혜가 뒤떨어져서가 아니었지. 시세에 따라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 뿐일세. 대저 물위를 가면서 교룡을 두려워 피하지 않는 것은 어부의 용기이고, 육지를 가면서 외뿔소나 호랑이를 피하지 않는 것은 사냥꾼의 용기이며, 허연 칼날이 눈앞에서 교차해도 죽음을 삶처럼 보는 것은 열사의 용기라네. 궁지에 몰리느냐 뜻대로 되느냐 하는 데에는 운명이나 시세가 있음을 알고, 큰 난관에 부딪혀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성인의 용기라네. 유야, 침착하게 그대로 있으라. 내 운명에도 한계가 있을 테니까." 얼마 안 있어 병사들의 지휘자가 찾아와 인사를 하며 말했다. "양호로 알고 포위했읍니다만 이제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용서를 빌며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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