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문장대에 오르다

샌. 2015. 8. 24. 18:13

 

법주사에는 몇 차례 갔으나 속리산에는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 마침 처가쪽 가족 모임이 법주사 인근에서 있어서 등산 장비를 챙겨 갔다. 다른 팀보다 일찍 가서 홀로 속리산에 올랐다.

 

속리산 최고봉은 천왕봉(1,058m)이지만 시간 관계상 문장대(1,054m)에 오르는 것으로 만족했다. 문장대에 오른 뒤 신선대를 거쳐 하산했다. 시간만 넉넉했다면 천왕봉까지 걷는 능선길이 멋졌을 것이다.

 

 

법주사에서 세심정으로 가는 길은 깔끔하게 포장이 되어 있다. 이런 길을 30분 넘게 걸어야 세심정에 닿는다. 세속의 때를 벗는 길인 듯하다.

 

 

지도에 나온 세심정(洗心亭)이라는 명칭을 보고 기대가 컸다. 계곡에 있는 단아한 정자를 연상했다. 그런데 정자는 없고 음식을 파는 휴게소다. 안내문을 보니 이곳에는 옛날부터 속리산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접하는 음식점이 있었다고 한다. 고관대작들도 자주 왕래하던 곳이었다.

 

입구에는 속리산(俗離山)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시 한 구절이 적혀 있다.

 

道不遠人 人遠道

山非離俗 俗離山

 

도가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도를 멀리하고

산이 속세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속세가 산을 떠난

 

 

 

 

문장대 꼭대기에서 보이는 풍경.

 

 

 

 

신선대 휴게소에서 보이는 풍경.

 

 

 

 

하산길의 경업대 부근에서 보이는 풍경.

 

속리산은 암릉미가 뛰어난 산이다. 능선에서는 보이는 곳마다 절경이다. 언제 다시 찾아와 문장대부터 천왕봉까지 능선길을 따라 걷고 싶다.

 

 

 

바위가 둘로 갈라진 세심문(洗心門). 이 틈을 지나면 관음암이 있다.

 

어둑해질 때가 되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산을 오르는 데는 계단이 많고 경사가 가팔라서 힘들었지만 능선길은 참 좋았다. 피로가 싹 가실 정도로 돌아보는 곳마다 절경이었다. 문장대와 신선대를 돌아오는데 6시간이 걸렸다. 내려오니 한창 바베큐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 산행 시간: 6시간(12:30~18:30)

* 산행 거리: 12.2km

* 산행 경로: 법주사 - 세심정 - 문장대 - 신선대 - 경업대 - 금강골 - 세심정 - 법주사

 

* 100명산 오르기  -63

 

 

다음날은 함께 청남대에 들렀다.

 

헤어진 뒤 아내와 온양관광호텔에 묵으며 온천욕을 했다. 귀 염증 때문에 사우나를 삼가다가 거의 2년 만에 목욕을 했다. 귀가 잘 버텨준다면 사우나 멀리하기도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돌아오며 서산마애여래삼존불을 찾았다. 따스하고 온화한 미소를 닮고자 하나 걸음만 옮기면 고집부리며 저울질하는 꼬락서니를 보이고 있다. 통재라, 이제껏 살아온 헛걸음이 슬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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