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196]

샌. 2016. 5. 22. 09:03

제나라 경공이 선생님께 정치에 대하여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군왕은 군왕다웁고, 신하는 신하다웁고, 아비는 아비다웁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하지." 경공이 말했다. "좋습니다. 정말이지! 군왕이 군왕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고, 아비가 아비답지 않고, 아들이 아들답지 않으면 먹을 것이 있다손 치더라도 나만 먹을 수 있겠소?"

 

齊景公問 政於孔子 孔子對曰 君君 臣臣 父父 子子 公曰 善哉信如 君不君 臣不臣 父不父 子不子 雖有粟 吾得而食諸

 

- 顔淵 8

 

 

선생 노릇을 할 때 제일 많이 한 잔소리가 "학생'답게' 행동하라!"는 것이었다. 본인이 선생'답게' 사는 지는 별로 따져보지 않았다. 그런데 '답다'라는 말에는 세상의 위계 질서에 맞게 살아가라는 압력이 들어있는지 모른다. 군(君)과 신(臣), 부(父)와 자(子)에서 상하관계를 전제하고 '답다'를 강조하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내가 자주 한 말인 학생'답다'에서도 응당 그랬다. 선생 말 잘 듣고 말썽부리지 않는 고분고분한 아이를 바랐다. 설마 공자의 말씀에는 그런 얄팍한 노림수는 없었겠지. 어떤 자리에 있든 사람'답게' 살아가는 일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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