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움

샌. 2016. 8. 20. 12:30

리우올림픽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전에 비해서 올림픽 열기가 덜한 것 같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도 성숙해 가고 있다는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이젠 메달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올림픽이 오염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무대는 즐거움과 감동을 준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최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할지라도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경기가 끝난 뒤 우리나라 어느 선수가 한 말이 기억난다.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잖아요. 그래서 저도 함께 즐기려고 했습니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은 아름답다. 너무 금메달에 집착하면 추해 보인다. 차라리 아름다운 패배가 더 멋지다. 이번 리우올림픽 성화 최종 주자는 브라질의 마라톤 선수였던 리마였다. 리마는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에서 37km 지점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주로에 뛰어든 관중의 방해로 넘어지고 말았다. 이때 뒤따르던 주자가 추월했다. 그러나 리마는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고 3위로 골인했다. 결승선을 환하게 웃으며 들어오던 리마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리마가 성화 최종 주자로 선정된 건 아직도 올림픽 정신이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이젠 금메달 수로 국가 순위를 메기는 것도 지양되어야 한다. 결과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포상이나 군 면제 같은 혜택도 없어져야 한다. 선수들이 오직 1등에 매달리게 하는 주범이다. 그리고 정책도 엘리트 체육에만 중점을 두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선수들의 부담감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즐기는 스포츠가 되지 못하면 선수도 국민도 피곤하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올림픽에 관심이 줄어드는 건 바람직하다. 국민 의식은 나아지고 있는데 언론은 여전히 구태를 못 벗어나고 있다. 올림픽으로 애국심 바람을 일으키려 애쓰지만 시대가 변한 줄은 모르는 모양이다. 금메달보다 운동의 저변이 넓어지는 데 더 신경을 써주기 바란다.

 

스포츠가 아름다운 건 경쟁의 과정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단순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이야말로 가장 아름답다. 그것이 메달보다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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