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221]

샌. 2016. 11. 30. 15:24

섭공이 선생님더러 말하기를 "우리 고장에는 고지식하게 곧은 사람이 있는데 제 아비가 염소를 도둑질하자 아들이 증언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우리 고장에 있는 사람은 그와 다릅니다. 아비는 아들을 위하여 숨기고, 아들은 아비를 위하여 숨기나, 곧은 것은 그 안에 있습니다."

 

葉公語公子曰 吾黨有直躬者 其父壤羊 而子證之 公子曰 吾黨之直者 異於是 父爲子隱 子爲父隱 直在其中矣

 

- 子路 14

 

 

무엇이 '정직'[直]인지는 공자와 다른 견해를 가질 수도 있다. 우리집 경우로 대치해 보자. 아버지가 남의 물건을 훔쳐왔을 때 과연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아버지를 설득해 돌려주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만약 아버지가 거부한다면 먼저 고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것은 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숨기는 것이 정직은 아니다. 유가는 법 이전에 천륜의 인간 관계를 우선시하는 것 같다. 잘못 되면 가족 이기주의의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다. 주군에 대한 무조건 충성도 여기서 연유되는 건 아닐까. 옛 왕조국가까지 갈 필요도 없이 지금 정치판에서도 생생히 보고 있다. 이(利)보다는 의(義)가 우선이다. 직(直)도 의(義)에서 나온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223]  (0) 2016.12.21
논어[222]  (0) 2016.12.13
논어[220]  (0) 2016.11.19
논어[219]  (0) 2016.11.13
논어[218]  (0) 201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