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탄천 걷기

샌. 2017. 5. 26. 18:21

 

미세먼지 걱정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 요사이 맑고 깨끗한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늘은 더 화창하다. 뉴질랜드의 공기와 하늘이 이랬다. 우리도 어쩌다 이런 날이 아니라 늘 이래야 정상인 나라가 아닌가. 날씨 따라 기분도 통통 튄다.

 

새로 맞춘 선글라스를 찾으러 야탑에 나간 길에 탄천길을 걸었다. 투명한 대기로 쏟아지는 햇살은 따가웠지만, 거침없이 부는 바람은 시원했다. 서울 방향으로 가는 길은 햇볕을 등져서 다행이었다. 야탑역에서부터 가락시장까지 혼자 따복따복 걸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안도현의 책 <그런 일>에 걷기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걷는다는 것은 혼자 앞으로 나아간다는 말이 아니다. 걷는 일이 유아독존을 확인하는 데 그치는 일이라면 의미가 없다. 우리가 발걸음을 떼는 순간, 이 세계는 우리의 걷기에 동참한다. 풍경은 우리가 떠나온 곳이 궁금해 천천히 뒤로 지나가고, 달빛과 별빛은 하늘에서 내려와 우리를 따라온다. 바람은 귀밑머리를 간질여줄 것이며, 땅은 발바닥을 떠받쳐줄 것이다. 웅덩이는 웅덩이대로, 돌부리는 돌부리대로 유심히 우리의 걷기를 보살펴줄 것이다."

 

걸으면서 우리는 세계와 하나가 된다. 걷는다는 건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 초대라고 브르통은 말했다. 그러나 오늘은 오래 걷지는 못했다. 준비한 게 생수 한 병밖에 없어서 허기가 찾아오자 사람 복작이는 데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축복처럼 화사한 늦은 봄날이었다.

 

트랭글에 기록된 오늘의 걷기다.

 

* 걸은 거리: 10.6km

* 걸은 시간: 2시간 40분(휴식 10분)

* 평균 속도: 4.2km/h

* 소모 열량: 492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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