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스마트폰 멀리하기

샌. 2018. 1. 10. 12:03

스마트폰도 바이러스에 걸리는가, 얼마 전부터 스마트폰이 이상하다.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기를 하면 엉뚱한 데로 들어간다. '데일리 뉴스'라는 생판 처음 들어보는 사이트와 '11번가'라는 쇼핑 사이트가 뜬다. 때로는 먹통이 되기도 한다. 보통 짜증 나는 게 아니다. 재설정을 하고 의심스러운 앱을 지워도 봤지만 아무 효과가 없다. 내 실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스마트폰을 열지 않는 것이다. 돌아보니 습관적으로 너무 자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카톡이나 밴드에 새로운 소식이 온 게 없나 하고 수시로 들어간다. 심심하면 이것저것 검색도 한다. 사실 대부분이 쓸데없는 짓거리들이다.

 

특히 단톡방으로 오는 내용은 읽지도 않고 삭제하는 게 많다. 퍼나르기 하는 것이라 어떤 때는 중복해서 받는다. 보내는 사람은 무언가 생각이 있겠지만, 받는 사람이 다 똑같은 마음은 아니다. 투덜대면서도 어쩔 수 없이 봐야 한다. 민폐를 끼치는 일이다. 알림 소리라도 꺼놓지 않았으면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며칠 스마트폰을 일부러 멀리하고 있다. 밖에 나가서도 심심하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냈는데 이젠 없는 척한다. 하루에 한두 통 정도 오는 전화만 받으면 된다. 그동안 너무 스마트폰과 한 몸이 되었던 건 아닌가 반성한다. 없어도 별로 문제 될 게 없는 물건이다.

 

그렇다고 통화만 되는 초기 휴대폰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어차피 모든 연락이나 정보가 카톡을 통해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었으니 맞추지 않을 수 없다. 카톡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사용하지 않는 친구도 몇몇 있다. 그 의지가 존경스럽기는 하지만 모임 주관자에게 이중으로 연락해야 하는 수고를 끼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카톡 내용은 하루에 한 번만 확인하기로 했다. 그래도 아무 지장이 없다. 사진은 원래부터 스마트폰 카메라를 쓰지 않았다. 급한 사항이 아니면 인터넷 서핑도 지양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만질 일이 거의 없다. 스마트폰은 책상 한구석에 뒤집어두고 있다. 이것도 생활을 간소화하는 한 방법인 것 같다.

 

스마트폰의 이상이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이젠 외출할 때 스마트폰 없이 나가는 연습도 해봐야겠다. 생소한 것 같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 살았던 삶의 스타일이었다. 고리타분하지만 않다면 따스한 복고풍도 멋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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