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미세먼지에 갇히다

샌. 2018. 1. 18. 13:16

 

나흘째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추위가 지나고 날씨가 포근해졌는데 불청객이 찾아왔다. 기온 역전층 때문에 대기 순환이 안 되기 때문이란다. 여기에 중국발 더러운 공기도 겹쳤다. 오늘 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 당 160마이크로그램까지 올라갔다.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매우 나쁨' 수준이다.

 

우리나라 대기 오염도가 OECD 41개국 중 최악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작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야외에서 초미세먼지 노출도가 28마이크로그램으로 가장 나빴다. 공기가 좋은 나라는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호주 순이다. 이들 나라는 5마이크로그램 이하다.

 

기본적으로 공기와 물이 인간 삶의 질을 결정하는 기본 요소다. 금수강산이라는 말은 이제 부끄러워 꺼내지도 못하게 되었다. 공기를 마음대로 못 마시고, 물도 사 먹어야 하는데 아무리 잘 살면 무엇 하겠는가. 이즈음 같으면 한국을 떠나고 싶다.

 

1년 전 뉴질랜드에 갔을 때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맑은 공기가 정말 부러웠다. 한 달 동안 돌아다녔지만 공장 굴뚝을 보지 못했다. 우리와는 처한 조건이 다르겠지만, 자연과 삶을 대하는 마인드가 우리와는 아주 달랐다. 대부분 도로에서 교량은 1차로로 차량은 서로 교대로 지나게 되어 있다. 돈이 없어서 넓은 다리를 못 만드는 게 아니다. 우리는 강이고 길이고 온통 시멘트로 발라댄다. 돈만 되면 오염이나 자연 파괴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자업자득이다.

 

구름이 없어도 햇빛은 지상에 그림자를 만들지 못한다. 한반도는 미세먼지의 늪에 빠져 있다. 이제 태어나고 자라는 여린 생명이 불쌍하다. 그런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고작 공기청정기를 들여놓고 안도할 뿐이다. 디스토피아가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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