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5월의 노래 / 괴테

샌. 2018. 5. 13. 20:32

아, 대자연이 찬연하게 내게 빛을 보내요!

아, 햇살이 밝게 비쳐요

온 들판이 미소 지어요!

 

가지가지 이파리마다 꽃망울 터지고

수풀 사이 수천 가지 노랫소리가 들려요

 

가슴 가슴마다 환희와 축복이 넘쳐요

오, 대지여, 태양이여, 기쁨이여, 환희여

 

오, 사랑이여, 사랑하는 이여!

저 높은 언덕 위 드높은 아침 구름처럼 모두가

황금빛으로 아름다워요!

 

찬연한 그대 모습도 온 들판을 환하게 축복해주는

이 넓은 세상을 온통 안개꽃으로 감싸요

 

소녀여, 소녀여, 그대를 사랑해요!

참으로 빛나는 그대의 눈빛!

나를 사랑하는 참으로 아름다운 그대!

 

사랑 때문에 종달새들도 높이 대기 속에서 노래하고

아침 꽃들도 모두 하늘 냄새를 사랑해요

 

뜨거운 가슴, 뜨거운 피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듯

그대는 내게 기쁨과 젊음과 용기를 줘요

 

사랑이 새로운 춤들과 새로운 노래로 나를 이끌어요

그대여, 부디 영원히 행복하시길

그대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 5월의 노래 / 괴테

 

 

괴테 옆에는 늘 여인들이 있었고, 그가 사랑한 여인도 많았다. 일흔이 넘은 괴테가 17살 소녀를 사랑하게 되고 청혼까지 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 시는 1771년에 지었으니 괴테 나이 23세일 때였다. 프레데리케라는 소녀와 사랑에 빠졌을 때라고 한다. 사랑은 5월을 더욱 눈부시게 한다. 아마 괴테의 귀에는 온 세상이 부르는 환희의 찬가로 가득했으리라. 이는 낭만주의라는 시대 사조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1세기의 봄은 너무 바쁘고 쫓기고 미세먼지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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