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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괴불나무꽃

생강나무와 비슷한 시기에 꽃이 핀다. 그러하므로 아마도 숲에서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 중의 하나일 것이다. 올괴불나무꽃은 특이하게 생겼다. 진홍빛 수술은 가녀린 여인네가 진한 립스틱을 바른 것 같다. 어찌 보면 팔랑거리는 나비가 매달려 있는 것도 같다. 올괴불나무꽃을 처음 본 건 3년 전 단임골에서였다. 그 뒤에도 이른 봄 숲길을 걷다 보면 가끔 만났다. 그냥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데 눈에 들어오면, 아 꽃이었구나, 하고 놀라게 된다. 꽃이 지면 빨간 열매가 두 개 달린다. 봄 산에서 보물찾기하는 것처럼 두리번거리게 되는 꽃이다.

꽃들의향기 2014.04.01

두 일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인간됨을 알아보는 데는 짧은 단편으로도 충분하다. 리영희 선생의 글에 나오는 두 사람에 대한 일화다. 1 구한 말 한국 조정의 고문으로 와 있던 스티븐슨이 미국으로 돌아가 샌프란시스코 부두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 "조선은 독립할 자격이 없는 민족이다. 앞으로 일본의 속국이 되어 보호를 받아 마땅하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하여 민족의 분노를 샀다. 그때 그 보도를 보고 격분한 교포 2명이 부두에서 스티븐슨을 저격했다. 두 의사들은 살인죄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조선인 변호인을 찾아야 할 텐데 제대로 찾을 수가 없었다. 이때 동변상련의 처지에 있던 유대인들이 무료변론을 해주겠다고 나왔다. 그런데 또 통역을 누가 해야 할지 문제가 되었다. 교포사회에 이름도 있고 미국에서 ..

길위의단상 2014.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