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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생가

삼봉 정도전(鄭道傳, 1342~1398)의 출생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영주시 구학공원에 있는 삼판서고택은 생가로 추정되는 곳이다. 삼판서고택(三判書古宅)은 고려말에서 조선초까지 세 분의 판서가 연이어 살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첫 주인은 고려 공민왕 때 형부상서를 지낸 정운경(鄭云敬, 1305~1366)으로 정도전의 부친이다. 정운경은 사위인 공조판서 황유정(黃有定, 1343~?)에게, 황유정은 다시 사위인 김소량에게 이 고택을 물려주었는데, 김소량의 아들 김담(金淡, 1416~1464)이 이조판서에 올랐다. 삼판서고택은 원래 영주동 431번지에 있었으나 1961년 대홍수로 훼손되어 철거되었다가 2008년에 서천을 내려다보는 이곳에 복원되었다. 정면 6칸, 측면 7칸의 팔작지붕 및 맞배지붕의 ㅁ자 ..

사진속일상 2014.04.12

할매 말에 싹이 돋고 잎이 피고 / 고재종

고들빼기는 씨가 잔게 흙에다 섞어 뿌리고 도라지는 잔설 있을 때 심거야 썩지 않는다네 진안장 귀퉁이 주재순 할매의 씨앗가게 콩씨 상추씨 아주까리씨며 참깨씨랑 요모조모 다 있는 씨오쟁이마다 쌔근거리는 씨들 요렇게 햇볕 좋고 날 따수어야 싹이 튼다네 흙이 보슬보슬해져야 간지럼도 태우고 보슬비도 와서 촉촉해져야 쑥쑥 자란다네 세상에 저 혼자 나오는 건 아무 것도 없고 다 씨가 있어야 나온다는 할매 말에 금세 수숫잎이 일렁이고 해바라기가 돌고 배추가 깍짓동만 해지고 참깨가 은종을 울리는 장터, 이제 스스로는 무얼 더 생산할 수도 없이 유복자가 해준 틀니에 등은 온통 굽었는데 나는 작은 게 좋아요, 씨앗들이 다 작잖아, 요것 한 줌이면 식구들 배불리 먹인다는 할매는 길 걸을 때면 발길 닿은 데마다 씨오쟁이를 열어..

시읽는기쁨 2014.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