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고분하거나 말을 잘 들으면 착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어렸을 때는 이런 칭찬에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나서는 달라진다. 정신적 미성숙자가 아니라면 그런 칭찬은 더 이상 칭찬이 아니다. 권위나 체제는 순종하는 인간을 원한다. 잘 길들여진 국민을 양성하는 것이 근대 교육의 출발점이었다. 겉으로는 그럴싸한 목표를 내걸지만 속내는 지금도 여전하다. 착하다, 선하다, 바르게 산다는 의미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왜곡되어 있다. 선(善)이란 무엇인가? 그 사람은 선해, 착해, 법 없이도 살 사람이야, 라고 할 때 선하고 착하다는 건 무엇일까? 우리 시대의 자본주의 구조 자체가 선하지 않다면 개인의 선량함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체제의 가르침에 순종하며 착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