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묘하다. 나이가 들면 성격이 원만하고 부드러워질 것 같은데 안 그렇다. 도리어 까탈이 심하고 화를 잘 낸다. 나와 생각이 다른 걸 용납하지 못한다. 냇가의 돌도 세월이 흐르면 동글동글해지는 데 나는 반대다. 돌만도 못하니 내가 한심하게 느껴진다. 내 단점은 참을성이 없고 욱하는 성질이다. 느긋하게 기다리지를 못한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속에서 조바심이 나고 화가 치솟는다. 이것 때문에 음식점에서 종업원에게 싫은 소리도 자주 한다. 몇 분을 참지 못하고 금방 후회할 짓을 한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주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문제는 정도가 심해진다는 데 있다. 마음 수양을 아무리 해도 안 된다. 소갈머리가 좁쌀만 하다. 아내는 말한다. 그렇게 책을 읽으며 도 닦는 흉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