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는 짧고 가벼운 글을 주로 읽는다. 길고 무거운 주제는 감당하기 어렵다. 얼마 전에 도스토예프스키의 를 인내심을 발휘해서 읽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무려 1천 페이지나 되는 대작이다. 호흡이 너무 느려서 이런 소설은 지금의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 는 소설가 성석제의 짧은 이야기집이다.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한 편이 서너 장 정도밖에 안 되니 콩트에 가깝다. 굳이 소설이라는 이름을 붙인다면 고등학교 때 배운 용어로 장편소설(掌篇小說)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극장에서 팝콘을 먹듯 즐겁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러면서 짧은 글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에서 반짝이는 보석을 만나는 것 같다. 소설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일상의 사건들이 모여 소설가의 부엌에서 맛난 음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