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걸을 때 배우는 것은 한 걸음의 소중함이다. 멀리 보이던 산봉우리도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어느새 눈앞에 다가와 있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길이 까마득하다. 저 먼 거리를 어떻게 걸어왔는가, 싶으면서 내가 대견하게 생각된다. 높은 정상에 오르는 것도 작은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 욕심을 부려 뛰어오르다가는 제풀에 지쳐 포기하게 된다. 한 걸음은 미미해 보이지만 그것이 쌓이면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든다. 오랜만에 본 조카가 훌쩍 성장해 있는 걸 보듯 작더라도 지속되면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사람 키가 크듯 나무가 자라듯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건 아니다. 앞으로 가다가도 뒤로 후퇴하는 지그재그 걸음이 세상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사회의 진보도 그렇다. 아무리 걸어도 표시가 나지 않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