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한 지 1년이 지나서야 보게 된 영화다. 극장에서 꼭 봐야지 하다가도 놓치게 되는 영화가 많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도 그랬다. 영화의 재미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감탄케 한 영화다. 영화에서 감독의 역량이 얼마만 한 비중을 차지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인 느낌은 절제와 아름다움이다. 스크린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준다. 1930년대의 혼란기, 살인 사건에 연관되어 호텔 지배인인 구스타브와 견습생인 제로가 벌이는 모험담이다. 스릴 넘치는 서스펜스로 만들어질 수 있건만 감독은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돈을 둘러싼 음모, 살인, 전쟁 등 심각하게 다루어질 요소가 아이들 장난처럼 재치있고 가볍게 취급된다. 세상사 너무 무겁게 대하지 말라고 한다. 여기에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 원색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