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기에는 몸이 간지러워 밖으로 나섰다. 환한 봄 햇살 때문이었다. 퇴촌의 한강변 벚꽃길을 가려고 했으나 차가 많이 막혀 경안천습지생태공원으로 방향을 돌렸다. 아직 가로수 벚꽃이 만개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이곳 벚꽃은 내주가 되어야 활짝 필 것 같다. 초록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강변 풍경이 고왔다. 봄을 'spring'이라고 하지 않는가, 용솟음치는 생명의 기운이 사방에서 느껴졌다. 강을 따라 난 벚꽃 길을 걸을 때 두보 시의 한 구절인 '國破山河在'가 무심결에 떠올랐다. 어김없이 찾아온 봄이 눈물 나도록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