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너무 사리면 안 되겠다 싶어 경안천에 나갔다. 아무리 쉬어도 차도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험하게 굴리는 편이 나을 것 같다. 관심을 두지 않으면 저도 슬그머니 달아날지 모른다. 지난봄 이래 경안천 걷기는 처음이다. 바로 옆에 두고도 이 모양이다. 먼 나라 걸을 생각만 궁리하고 있었지 정작 동네 길은 소홀히 한다. 반성할 일이다. 트레커에서는 뉴질랜드 밀포드 트레킹과 밴 여행 계획이 거의 세워졌다. 26일의 일정이다. 결심했지만 딱 하나 걸리는 게 있다. 며칠 계속된 영하의 기온이 오늘은 누그러지고 햇빛이 나왔다. 걸으니 상쾌하고 좋았다. 오래 멈추었던 기계가 삐거덕거리며 작동을 시작하는 것 같았다. 새로 신은 운동화에 발가락이 아팠고, 긴 걸음에 허벅지가 땅겨오는 것도 즐겁게 참을 만했다. 전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