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07 2

백일홍(3)

인터넷에서 '백일홍'을 검색하면 주로 목백일홍인 배롱나무가 나온다. 초본 백일홍은 그만큼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옛날에는 시골 화단에서 단골 꽃이었지만 이젠 찾아보기 어렵다. 나이 든 세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지만 젊은이에게는 촌스럽게 보이는 꽃이기도 하다. 꽃은 피었다 빨리 져야 사람들은 아쉬워하며 귀하게 여긴다. 그런데 백일동안 핀다니 애당초 이목을 끌기 어려운 조건이다. 하물며 외모가 가녀린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꽃잎은 두텁고 투박하다. 색깔은 지나칠 정도로 원색으로 강렬하다. 은은한 맛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대신에 부담 없이 정겹다. 어쩔 수 없는 이웃집 정겨운 아줌마의 모습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낯선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모든 게 서먹하고 정들기 어려운 시기였다. 그런데 주인집 ..

꽃들의향기 2015.11.07

국정

'국정(國定)'이란 말 그대로 나라에서 정한다는 뜻이다. 일단, 나라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유신 때도 교과서를 국정화하면서 독재를 미화하고 한국적 민주주의로 포장해서 가르쳤다. 이름만 국가를 내걸었을 뿐 실은 권력자의 입맛에 불과하였다. 역사상 수많은 민중의 희생이 국가 폭력 아래 자행되었다. 국가를 우상화하던 시대는 지났다. 국가는 역사 가치관의 기준을 정할 자격이 없다. 상식적 수준에서 생각하면 된다. 역사 교과서가 잘못되어 있다고 본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재의 검정제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검정 기준을 강화한다든지 새로운 교과서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면 된다. 일본이 하는 방법이다. 일본은 비난하면서 더 나쁜 짓을 지금 정부는 하고 있다. 마음에 안 든다고 국정 체제로 가는 건 선친..

길위의단상 2015.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