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머리에 작은 혹이 생기더니 점점 커져갔다. 영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다. 그대로 자란다면 내년쯤에는 도깨비 머리에 달린 뿔처럼 될지 몰랐다. 망설이다가 피부과에 찾아갔다. 피부암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면서 레이저로 지지면 된다고 했다. 살 타는 냄새를 맡으며 누워 있었다. 왜 이런 게 생기느냐고 물었더니 의사 대답은 간단했다. "노화 현상입니다." 초여름에는 눈에 멍울이 맺힌 걸 발견했다. 흰자위에 물방울처럼 생긴 게 볼록하게 솟아 있었다. 색깔이 없으니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드러나지 않았다. 언제부터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혹시 시력을 잃지 않는가 싶어 바로 다음 날 안과에 갔다. 불안한 내 마음과 달리 의사는 태평하게 말했다. "노화 현상입니다." 보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