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기원에서 바둑을 둘 때 어리둥절한 장면과 맞닥뜨렸다.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한 노인이 세면대에 소변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너무 황당해서 고추가 보일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 확인을 했다. 그 노인은 옆에서 바둑을 두던 노신사라고 불러도 될 멀쩡한 사람이었다. 모르고 그러는 건지, 일부러 그러는 건지, 상황이 전혀 분간되지 않았다. 그래도 못 본 척할 수 없어서, 여긴 세면댄데요, 라고 조심스럽게 한마디 했다. 그러자 노인은, "어, 내가 왜 이러지?"라며 깜짝 놀라는 것이었다. 부리나케 바지를 추스르고 세면대를 씻기 시작했다. 그리고 "늙으면 어쩔 수 없어"라는 말만 반복했다. 당사자는 얼마나 민망할까를 생각하니 차차 그 노인에게 연민이 생겨났다. 누구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