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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227]

선생님 말씀하시다. "참된 인물은 섬기기는 쉬우나 기쁘게 해 주기는 어렵다. 기쁘게 해 주는데도 옳은 방법이 아니면 기뻐하지 않는다. 사람을 부리되 그릇처럼 생김새대로 쓴다. 하찮은 사람은 섬기기는 어렵고 기쁘게 해 주기는 쉽다. 기쁘게 해 주는데 옳은 방법이 아니라도 기뻐한다. 사람을 부리되 아무거나 죄다 시킨다." 子曰 君子 易事而難說也 說之不以道 不說也 及其事人也 器之 小人 難事而易說也 說之雖不以道 說也 及其事人也 求備焉 - 子路 20 소인(小人)이 정치를 하면 어떤 폐해가 생기는지 생생한 실례를 우리는 지금 경험하는 중이다. 문제는 정치판은 언제나 소인배와 아첨꾼들로 시끌하다는 점이다. 소인배는 자신을 기쁘게 해 주는 사람을 주변에 둔다. 그래서 인(仁)과 덕(德)의 정치는 아직도 난망이다. 정치..

삶의나침반 2017.01.19

아름다운 구멍 / 장정일

카파도키아에서 사흘을 보내고 이스탄불로 돌아가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났다. 공항은 밤새 내린 폭설로 마비되었다. 대합실 통유리 밖으로 제설차가 활주로를 새로 닦는 모습을 구경하며, 폭설로 지연된 비행기 운행이 내 인생에 선사하게 될 뜻밖의 구멍을 상상했다. 뚱뚱한 스페인 아주머니들은 단체 여행을 왔다. 가죽점퍼를 입은 흑인 청년은 껌을 씹고 피부색이 갖가지인 아이들은 어른들이 모르는 말로 동맹을 맺는다. (카파도키아에서 여행 중에 몇 번이나 마주친 네 명의 한국 남자 대학생들, 이들은 영어로만 대화한다.) 몇 시간 만에 눈을 치우고 비행기가 날아올랐다. 폭설을 감안하면 정상 운행이었다. 창밖으로 흘낏 본 남겨진 비행기들. 비스킷과 오렌지 주스를 사양하고 그보다 더 달콤한 꿈이 생각나 얼른 눈을 감았다. 이..

시읽는기쁨 2017.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