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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꽃 / 도종환

간밤 비에 꽃 피더니 그 봄비에 꽃 지누나 그대로 인하여 온 것들은 그대로 인하여 돌아가리 그대 곁에 있는 것들은 언제나 잠시 아침 햇빛에 아름답던 것들 저녁 햇살로 그늘지리 - 돌아가는 꽃 / 도종환 부활절인 오늘은 세월호 3주기가 되는 날이기도 하다. 세월호를 기억하며 드리는 미사에서 옆자리 아주머니는 세월호 영상을 보며 하염없이 흐느끼신다. 그 슬픔의 깊이가 어떠한지 나는 잘 헤아리지 못한다. 다만 먹먹할 뿐이다. 경안천에 나가 꽃을 보며 이 시를 읊조린다. "그대 곁에 있는 것들은 / 언제나 잠시 // 아침 햇빛에 아름답던 것들 / 저녁 햇살로 돌아가리". 생명 사이의 인연이 그런 것이리, 찡 해진 가슴으로 뿌연 봄하늘을 바라본다.

시읽는기쁨 2017.04.16

경안천 봄맞이꽃

이맘때 경안천변에는 봄맞이꽃과 개불알풀 꽃밭이 펼쳐진다. 해가 갈수록 개체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벌써 오래전 일이지만 처음 봄맞이꽃을 만났을 때의 감격이 잊히지 않는다. 노란 입술에 입맞춤하듯 꽃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 뒤로 몇 해 동안은 봄이 오면 꼭 봄맞이꽃을 만나러 바깥나들이를 했다. 우리 주변에 흔한 꽃이지만, 찾으려고 하면 안 나타나 야속할 때도 있었다. 다행히 이곳 경안천에서는 봄맞이꽃 풍년을 맞고 있다.

꽃들의향기 2017.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