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권에서 절필을 선언했던 안도현 시인이 다시 시를 쓰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인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무척 반갑다. 그러나 절필 기간 중에도 산문집은 여러 권 나왔다. 이 책도 그 중 한 권인데 새로 쓴 글보다는 예전 것을 모은 게 많다. 신선한 맛이 떨어진다. 책을 내는 것도 좋지만 담긴 내용도 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이젠 시인의 나이에 걸맞는 사유의 깊이를 보게 되길 바란다. 시인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기대다. 나로서는 를 쓸 시절의 작품이 참 좋았다. 전교조 운동으로 해직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낸 뒤 시골 학교로 다시 복직된 때로 알고 있다.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너무 과작을 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눈길이 오래 머무는 한 줄의 문장이 있다. 에 실린 '시작 노트'의 일부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