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1 2

서양금혼초

처음 봤을 때는 민들레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잎이 달랐다. 확인해 보니 서양금혼초라는 외래식물이었다. 근래에 제주도에서 번성하기 시작하는 풀이다. 서양금혼초가 제주도의 초원 풍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보기에는 괜찮지만 토종식물을 잠식해 들어가서 문제라고 한다. 서양금혼초가 무리 지어 피어 있으면 유채꽃밭을 보는 것 같다. 번식력이 좋으니 가만두면 제주도의 들판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일부의 우려가 이해되지만 인위적으로 제거하려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조정 작용은 자연 생태계에 맡겨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도의 5월은 서양금혼초로 인해 더욱 환했다.

꽃들의향기 2017.05.21

사일런스

엔도 슈샤쿠의 을 읽은 것이 20년쯤 전이다. 아직도 소설 속 두 장면이 인상적으로 남아 있다. 하나는, 기독교인을 판별하기 위해 성화를 밟게 하는 장면이다. 일본말로 '후미에(踏繪)'라고 한다. 기발하면서 잔인한 방법이다. 또 하나는, 배교하지 않는 기독교인을 해변에 세운 십자가에 묶고 밀물이 되면서 물에 잠겨 익사하게 하는 장면이다. 그들의 고통이 나한테까지 전해져 전율했다. 을 원작으로 한 영화 '사일런스'을 보면서 내가 상상했던 이 장면들이 어떻게 그려졌을지가 먼저 궁금했다. 상상과는 일부 차이가 났지만 두 상황의 처절함을 전하는 데는 화면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원작을 감동을 지켜낸 좋은 영화였다. 영화의 무대는 17세기 초 천주교 탄압이 극에 달하던 때의 일본이다. 일본에 파견되어 전교하던..

읽고본느낌 2017.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