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 계절에 걷는 바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꾸역꾸역 긴 산길을 걷고 싶다. 오늘은 남한산성에서 북동 줄기를 타고 이성산성을 지나 하남까지 이르는 길을 택했다. 남한산성 부근에서 20년 가까이 살았다. 그래서 가장 많이 찾은 산이 남한산성이었다. 그때는 5호선 전철이 생기기 전이었다. 버스를 타고 거여동 종점에서 내려 남한산성을 오르내렸다.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억지로 데리고 다녔던 기억도 난다. 그 때문인지 어른이 된 지금까지 산을 싫어한다. 마천역에서 내려 옛날 길을 찾아 오른다. 길 모양은 그 시절과 많이 달라져 있다. 산길 오르는 중에 만난 뒷산 약수터 풍경. 가뭄 탓인지 약수터는 폐쇄되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매일 관리하는 듯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다. 남한산성 약간 못 미쳐서 하남 덕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