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1 2

장마 지나는 경안천

장마철이다. 연나흘 비가 내리다가 잠시 그치고 햇빛이 환하다. 경안천에 나가니 바닥의 열기와 물비린내가 섞인 계절의 냄새가 진하다. 가물 때는 비를 바랐는데, 막상 비가 연일 쏟아지니 구름이 야속하다. 인간의 장단을 맞추자면 하늘도 피곤할 것 같다. 땡볕에서 한 시간 넘게 걸으니 몸이 흐느적거린다. 이런 날에 배낭 메고 나오는 사람이 이상한 거지. 더울 때는 다리 밑이 최고다. 다리 밑은 왜 시원할까? 물, 그늘, 바람의 삼박자를 갖춘 곳이 다리 밑이다. 특히 다리 구조물 때문에 주위보다 바람이 더 세게 불 수밖에 없다. 베르누이의 원리다. 할 일이 없다 보니 별스런 생각을 다 한다. 벽화에 적힌 '배려 대한민국, Better Korea'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배려'와 'Better'를 연관시킨 발..

사진속일상 2017.07.11

논어[245]

자로가 주군 섬기는 법을 물은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숨기지 말고 따지며 덤벼라." 子路問 事君 子曰 勿欺也而犯之 - 憲問 14 주군에게 충성한다는 것은 이런 자세를 말함이다. 임금이라도 잘못이 있을 때는 가차 없이 따져야 한다. '덤빈다[犯]'는 말에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바른말을 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뜻이 들어 있다. 이게 선비 정신이다. 마찬가지로 지도자도 알랑방귀만 뀌는 작자를 곁에 두어서는 안 된다. 듣기 거북하더라도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을 가까이해야 한다. 감히 자신을 '범(犯)'할 수 있는 사람을 중용해야 한다. 이것이 큰 사람이다. 조무래기들만 모여 있던 조정이 어떤 꼴이 났는지는 최근의 사례가 확실히 보여주었다.

삶의나침반 2017.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