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현 작가의 글을 읽고 싶어 임의로 골라본 책이다. 전에 읽었던 '삼풍백화점'이라는 단편이 생각났고, 다른 작품은 어떨까, 라는 호기심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 소설도 90년대 중반에 고등학교를 다녔던 세미, 준모, 지혜의 성장담이라 할 수 있다. 무대는 역시 강남이다. 세 아이는 모두 하나씩의 아픔을 갖고 있다. 그것이 셋을 단짝으로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 강남이라는 지역의 특수성과 아이들의 아픔은 무관하지 않다. 경제적 이유로 가정이 붕괴된 세미는 할머니 손에 맡겨진다. 지혜는 부모의 불화로 고민이 크다. 준모는 틱 장애로 결국은 학교를 자퇴한다. 아픔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몫이다. 셋은 서로 의지하고 도와주며 힘든 시기를 헤쳐 나간다. 의식이 건전하고 그 또래에서 생기는 불량기도 없다. 어려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