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0 3

스마트폰으로 찍은 나무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 있다. 꽃, 동물, 건축, 풍경 등 18개 분야로 나누어 시상을 한다. 스마트폰 사진 하면 뭔가 부족할 것 같지만 입선작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해가 갈수록 화질이 좋아지고 수준이 올라가는 것은 기술력이 그만큼 진보하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내 관심을 끄는 분야는 나무다. 나무를 잘 찍고 싶어 새 카메라를 사야 할까, 고민중이었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찍은 나무 사진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좋은 사진이 안 나오는 것은 카메라가 아니라 나무를 보는 내 눈 탓이었다. 똑딱일지라도 스마트폰보다는 낫다. 어설픈 목수에게 아무리 좋은 연장을 쥐어준들 솜씨가 모자라는데 무얼 할까. 기계 욕심만 내고 있는 내가 부끄럽다. 아이폰 사진 공모전에서 올해(2017) 나무 분야 ..

길위의단상 2017.09.10

한티재 하늘

책을 읽으면서 여러 차례 가슴이 멨고 눈물이 흘렀다. 권정생 선생이 어머니한테서 들은 이야기라고 한다. 서럽고 고달팠던 우리네 백성들 삶의 이야기다. 먼 옛날도 아니다. 불과 100년 전 일이다. 책을 읽는 내내 외할머니가 떠올라서 더욱 그랬다. 외할머니의 일생 역시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하나와 다르지 않았다. 청상과부가 된 뒤 새끼와 외손주를 키우느라 어느 곳 하나 뿌리 내리지 못하고 전전하며 사셨다. 그나마 배를 곯지 않은 것만은 다행이었다. 은 권정생 선생이 쓰신 두 권으로 된 장편소설이다. 1800년대 후반부터 1930년대까지 경북의 안동과 영양 지역이 무대다. 이리저리 짓밟힌 우리 선조들의 서러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느낌을 전할 수는 없다. 직접 읽어봐야 한다. 그런데 내용이 완결되지 않은..

읽고본느낌 2017.09.10

화성행궁 느티나무

수원 화성행궁 입구에 있는 세 그루의 느티나무다. 수령은 350년 정도 되었다. 행궁을 지을 때 궁궐의 조경 제도에 의해 '品'자 형태로 심었다. 영의정을 비롯한 삼정승을 나타내는데, 나라를 위해 올바른 정치를 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행궁 앞이지만 힘들게 살아 온 흔적이 보이는 나무다. 행궁 안에 들어가면 더 오래된 나무가 있다. 몸체 대부분은 죽었고 가운데서 돋아난 한 가지만 살아 있다. 9년 전에 보았을 때보다 훨씬 더 노쇠해진 것 같다. 수령이 600년으로 추정되니 화성 조성 훨씬 이전부터 여기에 있었다.

천년의나무 2017.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