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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냉이 / 권정생

집 모퉁이 토담 밑에 한 페기 두 페기 세 페기 생야는 구덩이 파고 난 강낭알 뗏구고 어맨 흙 덮고 한 치 크면 거름 주고 두 치 크면 오줌 주고 인진 내 키만춤 컸다 "요건 내 강낭" 손가락으로 꼭 점찍어 놓고 열하고 한 밤 자고 나서 우린 봇다리 싸둘업고 창창 길 떠나 피난 갔다 모통이 강낭은 저꺼짐 두고 "어여-" 어매캉 아배캉 난데 밤별 쳐다보며 고향 생각 하실 때만 내 혼차 모퉁이 저꺼짐 두고 왔빈 강낭 생각 했다 '인지쯤 샘지 나고 알이 밸 낀데....' - 강냉이 / 권정생 선생이 돌아가시고 나서 유품을 정리하다가 선생이 쓰신 여러 편의 동시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출간된 것이 라는 동시집이다. 2011년이었다. 이 시는 선생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선생의 문학적 재능을 ..

시읽는기쁨 2017.09.22

논어[255]

공백료가 계손에게 자로를 중상한즉, 자복경백이 이 일을 밝혀 말했다. "그 분도 확실히 속아넘어가 있습니다. 공백료는 내 힘으로도 죽여서 저저거리에다가 내걸 수 있습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질서가 제대로 잡혀지는 것도 천명이요, 질서가 문란해져 버리는 것도 천명이니, 공백료인들 그 천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 公伯寮 遡者路於季孫 子服景伯 以告曰 夫子 固有惑志於公伯寮 吾力 猶能 肆諸市朝 子曰 道之將行也與 命也 道之將廢也與 命也 公伯寮 其如命何 - 憲問 24 옳고 그름을 밝히는 것보다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이 상황도 그런 것 같다. 한쪽 편의 말만 듣고 쉬운 결정을 내릴 일은 아니다. 천명(天命)이 무너지는 시대였긴 하지만 공자는 하늘의 뜻을 믿었던 것 같다. 하늘이 내려준 본인의 ..

삶의나침반 2017.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