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등대지기를 꿈꿔 본 적이 있었다. 나처럼 혼자 잘 노는 게 특기인 사람은 누구나 그런 소원을 품어봤을 것이다. 사실 훈장 길에 들어설 때부터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그나마 무난할 듯하여 선생을 선택했으나 사범 교육을 받으면서 오산이라는 걸 알아챘다. 선생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해야 했다. 은둔형은 할 직업이 아니었다. 교직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엄청 심하기 때문이다. 첫 발령을 받기 전부터 다른 길을 생각했다. 첫 번째 시도가 신학이었다. 신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신학대학원에 들어갔다. Y대 신학대학원인데 당당히 시험을 보고 합격한 것이다. 1년 정도 열심히 공부한 결과였다. 그러나 현실과 꿈 사이에서 갈등 하다가 결국은 접었다. 만약 그때 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