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철렁한다. 눈치챈 건 아닐까, 내가 깡통이라는 걸. 모른다는 것조차 잊고 언제부턴가 그냥 이렇게 살고 있는 걸.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차를 타고 모르는 내색을 아무도 않지. 이게 뭐야? 여기 어디야? 아이가 물으면 집에 갈래, 울먹이면 벼락을 맞은 것처럼 뜨거워지네. 이건 강아지 이건 나무 이건 칫솔 그렇게 일러줄까 허둥지둥 구파발이라고 우리나라라고 지구라고 하면 되나. 강아지가 뭐야, 지구가 뭐야, 다시 물으면? 무서워라 - 걱정 마, 좋은 데 가고 있어 - 다 와가, 가보면 알아 나도 잘 모른단다. 여기가 어딘지, 어떻게 왔는지, 저건 무언지 나도 실은 모른단다. 무서워서 입을 닫고 있단다. 내가 누군지도 사실은 모른다고 고백해버릴 것만 같네. 참아온 울음이 터질 것 같네. 그런 건 묻는 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