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면서 제일 경계해야 할 일이 제 생각에 갇히는 일이다. 제 생각에 갇히면 현상을 두루 보지 못하고 옹졸해진다. 최근에 그걸 절감하는 일이 있었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으로부터 "왜 그렇게 자잘하냐"는 핀잔을 들었다. 의견 충돌로 말다툼을 하고 난 뒤였다. 본인은 자신을 잘 모른다. 스스로 꼰대라고 인정하는 꼰대는 없다. 제 모습을 알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비친 나를 봐야 한다. 가까운 배우자나 자식도 나의 좋은 거울이다. 설마 내가 그럴까, 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변명하고 부정하기 바쁘다. 내가 그렇다. 흔쾌히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소리를 듣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경험이 쌓이고 지식이 늘어 지혜로워지는 게 순리일 것 같다. 벼가 고개를 숙이듯이 말이다. 그러나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