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6 2

가물치

낚시를 좋아하는 처남이 잡은 물고기를 들고 왔다. 붕어, 잉어, 메기, 가물치로 골고루 구색을 갖추었다. 메기와 가물치는 길이가 세 뼘이나 된다. 가져올 때는 전부 살아 있었는데 아침이 되니 붕어와 잉어가 죽었다. 24시간이 지나니 메기도 죽고, 사흘째 날까지 가물치만 살아 있다. 가물치는 고무 대야를 튀어나와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얼마나 힘이 센지 모른다. 잡으면 미끄러져 빠져나가는 바람에 주변이 온통 물 범벅이 되었다. 내 옷도 마찬가지였다. 고기 눈을 가리면 얌전해진다는 걸 처남이 나중에야 알려줬다. 다른 통으로 옮길 때 그대로 해 보니 가물치는 거짓말처럼 고분고분했다. 밤에 물고기가 조용히 있는 이유는 잠을 자서가 아니라 캄캄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민물고기 요리가 싫다. 낚시도 취미에 맞지..

사진속일상 2018.05.06

반복되는 꿈

꿈에서는 늘 학교가 등장한다. 우중충하고 복잡한 구조의 건물이다. 볼일이 급한데 화장실이 없다. 겨우 찾아내도 너무 더러워 들어갈 수가 없다. 전부 재래식 화장실인데 어디나 대변으로 가득 차 있다. 이리저리 헤매기만 한다. 몇 년 전부터 이런 유형의 꿈을 연속으로 꾸고 있다. 어젯밤에도 그랬다. 힘들게 화장실을 찾았는데 내부는 겨우 볼일을 볼 정도의 여유만 있었다. 난감해하다가 잠을 깼다. 꿈에 학교가 나오면 늘 악몽이다. 퇴직한 다음에는 교실을 못 찾아 허둥대는 꿈이 계속 나왔다. 시간표를 착각해서 수업을 빼먹기 일쑤였다. 진땀을 흘렸다. 몇 년간 그러더니 이젠 똥 꿈으로 변했다. 꿈은 무의식의 발현이라고 한다. 더구나 같은 꿈을 연속으로 꾼다는 것은 내면의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메시지로 해석해도 무리..

길위의단상 2018.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