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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철학

'내가 나무로부터 배운 것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나무를 소재로 책 한 권 가득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강판권 선생의 솜씨가 놀랍다. 나무에서 배우는 교훈을 내가 쓴다면 과연 몇 페이지나 나갈 수 있을까, 금방 생각이 막혀 버릴 것이다. 선생은 수학(樹學)이라는 새로운 학문 체계를 만드는 생태사학자다. 전공은 사학이었으나 40세가 되어서 나무와 인연을 맺었고, 그 뒤로 나무를 통해 세계사와 문화를 읽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무에 관한 열 권이 넘는 책을 냈다. 은 3부 28장으로 되어 있다. 제 1부: 순리에 맞게 변화하는 나이테의 철학, 단풍의 철학, 낙엽의 철학, 흔들림의 철학, 원만의 철학, 무심의 철학, 사랑의 철학, 독락의 철학, 위기의 철학, 역지사지의 철학 제 2부: 단순하고 절박..

읽고본느낌 2018.05.11

평지리 이팝나무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에 있는 이팝나무군은 나무 자체보다는 민속적 의미가 커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 같다. 옛날에 이곳은 죽은 아이들의 무덤이었다고 한다. 죽어서라도 이밥을 많이 먹으라고 사람들은 무덤 주위에 이팝나무를 심었다. 그만큼 배 고팠던 시절이었다. 옛 무덤 자리에는 지금 마령초등학교가 들어서 있고, 몇 그루의 이팝나무가 남아 있다. 가장 오래된 이팝나무는 수령이 300년 정도 되었다. 그러나 나무의 생육 상태는 좋지 못하다. 줄기도 상하고 잎도 온전히 피우지 못한다. 꽃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의 슬픈 넋을 위로하느라 나무도 시름시름 앓는지 모른다. 모두 교실 수업을 하는지 운동장에는 아이 하나 없이 고요한 평지리의 봄날이었다.

천년의나무 2018.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