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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6) - 어은공소

9. 진안성당 어은공소(사적지) 어은공소는 깊은 산 속에 있다. 박해를 피해 모여든 신자들이니 가능하면 사람들 눈에 덜 띄는 곳을 택했을 것이다. 성수산 아래 어은동은 그렇게 진안, 장수 지역의 신앙 중심지가 되었다.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어은(魚隱)이라는 지명에는 천주교가 박해 받던 시절의 의미가 들어 있다. 어은공소 건물은 1909년에 세워졌다. 한식의 너와지붕으로 내부 공간은 서양의 바실리카 형식을 차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문이 잠겨 있어 안을 볼 수는 없었다. 당시의 남녀유별 관습에 따라 내부는 물론 출입하는 문도 따로 나 있다. 어은공소가 본당이었을 때는 이곳 교우만 500명이 넘었다고 한다. 해방 뒤에 본당이 진안읍으로 옮기면서 여기서는 한 달에 한 번 미사만 드린다. 찾아오는 사람이 드물어선지..

사진속일상 2018.05.14

어떻게 죽을 것인가

데이비드 구들이라는 104세 된 호주의 과학자가 안락사를 선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구들 박사는 안락사가 허용되는 스위스로 가서 스스로 주사액이 들어가는 밸브를 열었다. 불치병이 없으면서 단지 고령이라는 이유로 안락사가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구들 박사는 90세에도 테니스를 할 정도로 건강했다고 한다. 그러나 100세를 넘으면서 기력이 떨어졌고 눕거나 앉아 있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그런 식으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고 판단했다. 구들 박사는 '추하게 늙는 것(Aging Disgracefully)'을 피하고자 안락사를 선택했다. 마지막 순간에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에 나오는 '환희의 송가'가 울려 퍼졌다. 그가 선택한 곡이었다. 구들 박사는 "장례식을 치르지 말라. 나를..

참살이의꿈 2018.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