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나라는
낮은 곳에 있어야 합니다.
강물이 흘러 흘러 낮은 곳에 이르러
기름진 땅을 이루듯이
큰 나라도 이와 같이
낮은 곳에 머물러야 합니다.
여성의 고요함이
남성의 마음을 끌어안듯이
큰 나라는
작은 나라를 끌어안아야 합니다.
조용히 겸손하게 자기 자신을 낮추어야 합니다.
그것이 타오를 품은 세계의 모습이랍니다.
크고 작은 강물이
흘러 흘러
함께 바다로 흘러가듯이
큰 나라가
자신을 낮추면
작은 나라도
더불어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대자연의 흐름에 따를 때
세계는 조화를 이룬답니다.
이것이 바로
미래 세계의 모습이 아닐까요?
大國者下流, 天下之交, 天下之牝, 牝常以靜勝牡.
以靜爲下, 故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 小國以下大國, 則取大國.
故或下以取, 或下以取, 大國不過欲兼畜人, 小國不過欲入事人, 夫兩者各得其所欲, 大者宜爲下.
나라든 개인이든 평화와 조화를 유지하려면 낮춤[下]과 수동성[牝, 靜]이 있어야 한다.
낮춤 또는 겸손은 내 틀만을 고집하지 않고 상대방의 틀과 사고방식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것이 "네 몸 같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이기도 하다. 외형적인 겸손을 꾸미기는 쉽지만 모든 존재를 동일 입장에서 바라보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겸손은 인간 완성의 단계에서 나타나는 덕목이다. 여성성이나 수동성, 또는 고요함도 이런 겸손과 연관되어 있다. 진정으로 깨달은 사람이라면 저만이 잘 났다는 자기 주장이 강할 수가 없다. 자신의 무지와 한계를 안 그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좋은 세상을 얘기하는 노자의 말은 어찌 보면 너무 이상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타오의 원리에 바탕을 두지 않는다면 그 무엇도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의 잔머리가 세상을 자꾸 복잡하게 만든다. 이런 때일수록 단순한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