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볼품없는 사람을 놀릴 때 돌콩이라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작지만 알차고 단단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돌콩은 산야에서 자라는 야생콩으로 우리가 먹는 콩의 원조로 알려져 있다. 옛날 원시인들은 아마 이 돌콩을 먹었을 것이다. 열매는 보진 못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돌콩 맛도 보고 싶다. 돌콩밥을 해 먹으면 그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몇 년 전에 미국 농무부에서 한반도 원산의 종자를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중에는 콩 901점, 돌콩 351점 등 콩 종류가 제일 많았다. 미국이 1901년부터 1976년 사이에 한국에서 수집해 간 재래종 콩은 무려 5,496점이나 되었다. 미국은 이것으로 우량품종을 육성해 다시 한국에 역수출하고 또 세계 각국에 수출해서 콩 수출 세계 1위가 되었다. 우리가 먹는 콩의 95%는 수입된 콩이라고 한다. 우리의 유전자원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한 못난 민족이다.
돌콩꽃은 귀엽고 앙증맞다. 작아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러나 돌콩은 저 작고 연약한 모습으로 수백, 수천만 년을 꽃 피우고 열매를 맺어왔다. 작다고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