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변화의 씨앗

샌. 2010. 2. 12. 09:50

이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에, 만약에, 모든 사람들이 지금의 상태에 만족하고 더없이 행복해 한다면 어떻게 될까? 돈을 더 벌려고 하지도 않고, 일류대학에 들어가려고 박 터지게 싸우지도 않고, 굳이 좋은 직장을 찾을 필요도 없고, 더 넓은 아파트를 바라지도 않고, 명품이나 신상품에 눈을 돌리지도 않는다면 과연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아마 현재의 경제 사회 시스템은 붕괴되고 말 것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경제 구조는 한 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그리고 새로 열리게 될 세계는 어떨지 가히 상상하기 어렵다.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태어나 살면서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세상을 해석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한계 때문이다. 경쟁과 욕망 추구가 인간의 본성이라는 생각도 맞는 것인지 회의가 든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광고는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기면서 더 우월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라고 세뇌를 한다. TV를 켜면 화려하고 멋진 삶이 유혹한다. 현대사회에서 스스로 자족하며 살기는 글러 버렸다. 자동차와 아파트 광고를 보라. 크고 비싼 자동차는 그 사람의 인간됨과 품격을 결정해 버린다.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다는 어느 자동차 광고가 이를 잘 말해준다. 그러나 그랜저를 타는 사람이 계속 그랜저로 만족할 수가 있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비싼 외제차가 그를 다시 조바심치게 할 것이다. 끊임없이 욕망과 경쟁과 신분 상승을 부추기는 세상에서 어떻게 현재 위치에서 만족하며 살 수 있겠는가. 설사 그런 군자 같은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가만 놓아두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당신이 지금 행복을 느끼면 안 된다고 쉼 없이 속삭인다. 만족하지 마라! 더 높은 지위, 더 넓은 아파트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돈을 벌어라! 그렇지 않으면 ‘루저’ 신세를 면치 못한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정말로 사람들은 돈이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것일까? 아니면 속아주는 척 하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경제성장이나 물질적 풍요란 환상이다. 국민소득 5만 달러가 되면 과연 우리는 얼마나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지구가 인간의 무한 팽창을 과연 견뎌낼 수 있을까? 인간의 욕망과 경쟁을 자극하고, 불행을 부추기고, 위기의식을 조장하는 이 시스템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세상은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지구 한 쪽 구석에서 생긴 위기에 온 세계가 출렁거린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땅속에서는 어떤 대변화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파멸의 고통을 감수해야 새 세계는 찾아온다. 역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의 세상을 꿈꿔 본다. 우리에겐 갈 길이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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