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새가 혼자서 앉아 있었다 마을에서도 숲에서도 멀리 떨어진 논벌로 지나간 전봇줄 위에 혼자서 동그마니 앉아 있었다 한참을 걸어오다 뒤돌아봐도 그때까지 혼자서 앉아 있었다 - 돌아오는 길 / 박두진 '붉은머리오목눈이'를 알게 된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나이 일흔이 되어서야 이름을 불러주게 되다니, 그동안 뭘 하며 살았는지 자책이 되었다. 이 동시에 나오는 '비비새'가 붉은머리오목눈이다. 또는 '뱁새'라고도 한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에 나오는 바로 그 뱁새다. 살펴보니 비비새, 즉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자주 눈에 띈다. 얼굴이 통통한 게 무척 귀엽게 생겼다. 대체로 갈대 덤불 속에서 무리를 지어 지낸다. 그런데 여기 묘사된 비비새는 특이하다. 혼자서 그것도 전봇줄 위에 있는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