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모임이 있는 날 저녁에는 편의점 야외 탁자에서 캔맥주로 입가심을 한다. 술집보다 경제적이기도 하거니와 지금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밀폐된 실내보다 안전해서 좋다. 출입구 옆이라 옹색하긴 하나 적당히 취기가 오르면 유럽의 야외 카페가 부럽지 않다. 그렇게 동기들끼리 만나면 옛날 학창 시절의 추억담이나 앞으로 살아갈 노년의 삶 따위에 대해 잡담을 나눈다. 건강 문제도 빠질 수 없다. 우리 나이 정도가 되면 등산 모임이 하나둘씩 없어진다. 등산 공고를 하면 전에는 북적댔는데 이제는 서넛밖에 나오지 않으니 산 대신 둘레길 같은 수월한 걷기로 대체된다. 흐르는 세월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어제는 한 친구가 착잡한 어조로 말했다. 인구 통계로 볼 때 남자 80세가 되면 생존율이 30% 정도라는 것이다.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