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은 여러 차례 찾았지만 정상까지 올라가지는 못했다. 주로 단풍 구경하러 자재암 정도까지 갔다 온 게 고작이었다. 이번에는 단풍과 무관하게 오로지 등산 목적으로 소요산을 찾았다.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소요산(逍遙山, 587m)은 이름이 매력적이다. 에 나오는 소요유(逍遙遊)는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절대자유의 경지를 말한다. 이 산과 관련이 있는 원효대사, 서화담, 매월당 등과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소요산에 들면서 그분들의 체취 한 자락이라도 맡아볼 수 있을까. 자가용으로 집에서 소요산까지 오는데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주차장에서 등산 준비를 하고 진입로에 들어선다. 산길 초입에서 공주봉과 하백운대로 갈라지는데 나는 공주봉 방향으로 향한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려고 한다. 능선에 올라가서야 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