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선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모르는 영역' 등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권 작가의 글을 읽으면 사람살이의 슬픔으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책의 단편들도 모두 그런 범주에 들어 있다. 작가는 아프지만 세상의 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인다. 폭력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우리들 대부분은 가련하고 쓸쓸한 존재들이다. 누구는 아빠 찬스로 50억을 받고 떵떵거리는데, 다른 누구는 노동 현장에서 아무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간다. 이 세상은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그런 점이 이 단편집의 제목에 '아직 멀었다'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손톱'이라는 소설에 '아직 멀었다'라는 말이 스쳐가듯 나온다. 소희는 엄마와 언니가 집을 나가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처녀다. 손톱을 다쳐 빠지게 되었는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