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잠에서 깨어 커튼을 열면 안개가 자욱하다. 새벽의 낮은 기온 탓으로 생기는 복사안개다. 창밖을 보고 있으면 나도 짙은 안갯속에 갇혀 있는 것 같다. 안갯속에서는 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가까이 있던 동무도 자취를 감췄다. 어디로 갈지 모르고 헤매는 모습이 꼭 인생길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습관처럼 "곧 죽는다"를 나직히 읊조린다. 안갯속으로 흔적 없이 사라지는 나를 본다. 안 그래도 울적하던 기분이 더 우울해진다. 안개가 사라지자면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 나는 도둑고양이처럼 살며시 일어난다. 시계는 8시를 너머를 가리키는 게 보통이다. 하루가 시작된다. 인생은 홀로 가는 길이다. 친구가 옆에 있어서 위안이 된다고 하지만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오래 살게 되면 어차피 친구도 다 떠나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