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야산은 수도권에서 얼레지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산이다. 큰골계곡을 따라 얼레지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이맘때가 되면 화야산은 얼레지를 찍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런 산이지만 다시 찾는데 긴 시간이 걸렸다. 10년도 더 되었다. 이번에는 화야산장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얼레지 구경을 했다. 얼레지가 너무 많으니 사진 찍는 데는 도리어 혼란스러웠다. '얼레지'라고 이름을 알려줬더니 자꾸만 '엘레지'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게 익숙한 모양이었다. 너무 화려하게 되면 슬픔과도 통하니, 얼레지의 별명을 엘레지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얼레지의 날씬하고 고운 분홍색 자태는 봄의 여왕이라 할 만하다. 수줍은 듯 꽃잎을 오므린 얼레지가 있고, 꽃잎을 뒤로 젖힌 당돌한 얼레지도 있다. 같은 얼레지지..